선거 시작하자마자 들어가서 투표하고 므메미무 용지에 인증 도장도 찍고 왔다. 이런 인증은 처음이라서 괜히 초조해지고 주변 눈치를 보게 됐다. 나쁜 짓하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발 저리게 되는 걸까. 어제오늘 뉴스 기사에서 연달아 다뤄진 투표 인증 사진을 떠올리며, 괜찮다고 투표소 안에서 사진 촬영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자신을 다독거렸다.
용지를 뒷주머니에 넣고 있었는데, 혹시 투표하다가 주머니 뒤지면 이상하게 보일까봐(걱정이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미리 꺼내서 손에 들고 있었다. 민증하고 같이 들고 있었는데 아무도 지적하지 않아서 그제야 마음이 좀 놓였다.
투표하고, 인증 종이에 도장 두 번 더 찍는 데 시간이 무지 길게 가는 것 같았다. 왜 자꾸 떨리는 걸까?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그런가?
투표장을 나올 때는 거의 해방감마저 들 정도였다. 어려운 미션을 성공하고 나온 것처럼 벅차고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투표소 앞에서 인증 사진 찍고, 집으로 가는 길에도 한 장 더 찍었다.
그러고 나니 인증 용지에 투표 도장 찍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X에서 우연히 인증 용지를 보고 더듬더듬 따라한 것이었는데(이렇게 하는 게 맞나? 요즘 이 말을 백 번도 넘게 하는 것 같다), 시도한 보람이 있었다.
버블에서는 애들이 사전투표를 했다고 알려주었다. X에서는 팬들이 투표 인증 용지를 만들어서 공유하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투표 독려가 또 어디 있을까. 덕질을 시작했을 뿐인데 투표까지 너무 새롭고 특별한 일이 됐다.
나도 내 권리를 잘 쓰는 사람이 되어야지. 민주 시민으로서의 마음가짐이 한층 더 성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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