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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읽지

[책/에세이]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by 호랑. 202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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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혜 작가의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를 읽었습니다. 자발적 백수를 시작한 후 초보 창작자로 살아가는 저자의 시시콜콜한 일상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 ‘일상의 작고 귀여운 좋음’을 담았다고 하는데요, 희한하게도 저자의 소소한 이야기들은 하나 같이 크고 단단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좋음’의 위력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다는 저자의 다짐도 바로 이 때문이지 않을까요. 인생에서 ‘좋음’이 얼마나 커다란 힘이 되는지를 저자는 알고 있는 겁니다. 한 가지를 꾸준히 못해도 됩니다. 자신의 단점을 모조리 고쳐서 완전무결한 인간으로 거듭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부분에 취약한 사람이 있는 힘껏 스스로를 미워하고 탓해가며 억지로 다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랬다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오늘치의 좋음을 전부 다 날려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저 그런 부분을 포함한 그대로가 자신이라는 걸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고, 그런 자신 역시 많은 일을 해왔다는 걸 알면 됩니다. “이왕이면 맛있는 걸 먹고 싶다”며 무더위 속에서도 음식점을 찾아 한없이 헤매며 걷는 것, 그 정도의 일만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명목으로 지금껏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저절로 돌아보게 됩니다. 혹시 영혼까지 쥐어 비틀면서 나를 닦달하지는 않았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더 좋아하기 위해 잠시 멈춰보기로 했습니다”라는 문구만으로도 저자가 좋아졌습니다. 지금 저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멈추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저 잘 자고 싶을 뿐”입니다.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국내도서
저자 : 오지혜
출판 : 인디고(글담)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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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자고 하는 건데,
왜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
지금이 안 좋잖아.

철없는 생각일지 몰라도 잘하기보다 즐겁기를 염원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보다 지금의 나로 행복하기를 꿈꾼다. 우리는 저마다 불완전한 대로 완전하다고 믿는다. 매일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다. 그런 일상을 쓰고 그리며 나이 드는 게 소망이다.

고로 이만하면 잘 살고 있나 봐, 속 편하게 여겨도 좋지 않을까.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무엇이 내게만 없는 것 같을 때, 그 무엇을 찬찬히 살펴보면 없어도 그만인 경우가 적지 않다.

그땐 꿈이 없는 아이가 없었다. 새 학기가 될 때마다 만들어서라도 꿈을 적어내야 했기 때문에. 멋진 어른이 될 자신을 기대하며 성장하라는 어른들의 배려였을까. 그래서 그토록 꿈을 크게 가지라고 독려했는지 모른다. 자라면서 아는 게 많아진 우리는 더 이상 허무맹랑한 직업을 꿈꾸지 않는다. 꿈이 작아진다기보다 자신과 가까워지는 것일 테다.

이 순간은 한 번 가버리면 그만이고 설상가상 잽싸게 지나간다면 우리가 할 일은 하나일 것이다. 이미 우리를 떠나간 것에 미련을 두는 대신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을 보며 좋아하는 일. 금방 가버리는 시간,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것을 보며 애달피 보내기엔 아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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